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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News '마이크로니들'을 아십니까-빌 게이츠도 반한 ‘안 아픈 주사’…韓 선점 2020.11.02

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20&no=1122048


미국식품의약국(FDA),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백신연구소(IVI),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소속 전문가들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국제 마이크로니들 콘퍼런스’가 11월 10일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 마이크로니들은 편의상 길이가 1㎜ 이하인 미세바늘을 뜻한다.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백신 혹은 의약품을 고통 없이 전달하는 신개념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으로 좀 더 광범위하게 인식하기도 한다. 관련 국제 학회가 빈번하게 열리고 있고 한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관련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이 뭐길래
▷의료, 미용 용도 1㎜ 이하 미세바늘
‘고통 없이 주사 맞고 싶다.’

어린 시절 한 번쯤 생각해봤을 터. 이런 고민에 대한 답 중 하나가 마이크로니들로 알아두면 이해가 쉽다. 마이크로니들 개발의 원조는 1997년 마크 프라우스니츠(Mark Prausnitz) 미국 조지아공과대 약물전달실험실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이다. 기존 주사기 효능과 패치의 편의성을 결합, 주사공포증을 없애는 차세대 약물전달시스템으로 명명했다.

이후 마이크로니들은 크게 의료용과 피부 미용용 등으로 나뉘어 개발되기 시작했다. 단, 피부 미용 분야가 좀 더 산업화에 일찍 눈뜬 모양새다. 의료용은 백신 물질과 마이크로니들이 한 몸처럼 분류, 임상을 거쳐야 하고 FDA나 식약처 등에 승인을 받는 과정까지 시간이 걸리다 보니 대중화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 반면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화장품은 공산품으로 분류돼 그만큼 매출이 뚜렷하게 발생하기 시작했다.


▶미용 분야에서는 상장사 등장
▷라파스, 日서 최다 판매 기네스 등재

국내에서는 마이크로니들 화장품 사업에 주력, 상장까지 한 ‘라파스’ 같은 성공 사례도 있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화장품을 개발, 일본 화장품 회사에 2012년 OEM(주문자 생산 제조)으로 공급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올해 9월에는 기타노다츠진에 공급하는 라파스 패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기네스 기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라파스 관계자는 “DEN(Droplet Ext

ension) 방식 제조특허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미국, 유럽 글로벌 화장품사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품을 ODM으로 공급하고 있고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82억원 중 105억원이 해외 매출이다. 올해 잠시 코로나19로 해외 수출이 주춤했으나 하반기부터 국내외 신규 거래처가 확대되면서 매출액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소개했다.

상장사 메디포스트 계열 셀로니아 역시 마이크로니들 패치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셀로니아 관계자는 “기존에 보유한 줄기세포 기술과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발빠르게 접목해 만든 것으로 고농축의 인체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배양액을 30% 함유해 눈가·팔자주름 등 피부고민 부위를 섬세하게 케어할 수 있다. 셀로니아 공식몰 외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활발한 온라인 판매가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뷰티편집숍 눙크 온·오프라인 매장에 입점, 일시 품절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더마젝도 여드름과 주름, 기미에 도움이 되는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최근에는 ISO22716(국제 우수화장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국내 1위 건강기능식품 OEM 회사 서흥은 지난 6월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갖고 있는 내츄럴엔도텍을 인수했다. 화장품 시장 진출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고려해서라는 후문이다. 내츄럴엔도텍은 자회사 엔도더마를 통해 ‘마이크로니들’ 원천 기술을 보유하며 피부 침투 화장품 ‘앤드샤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박정환 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교수는 “현재 마이크로니들 회사 주요 생산품목은 화장품이다. 국내 성형 시장이 해외에 비해 저렴하고 시술이 용이하기 때문에 현재 미용 마이크로니들은 대부분 수출된다.

자체 브랜드보다는 OD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일본, 미국 외에 인도네시아나 러시아 등으로도 팔려나간다”고 소개했다.

▶곧 백신용 주사로 사용될 듯
▷국내외 업체 백신 임상 진행 중

의료 분야에서는 새로운 백신 제품으로 각광받으면서 관련 연구와 투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2008년부터 미국의 3M, 머크, GSK 등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가 마이크로니들 연구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다양한 임상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마이크로니들 백신 임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국 마이크론바이오메딕. 마이크로니들 인플루엔자 백신 임상 2상에 진입했다. 또 다른 회사 백사스(Vaxxas)도 임상 1상을 완료했다.

국내에서는 2018년 이은희 고려대 약학대 교수 주도로 식약처 의약품 인허가 제안 과제 연구가 시작된 바 있다. 또 쿼드메디슨 등 관련 업체들이 백신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쿼드메디슨 관계자는 “최근 독감 백신 사고 사례에서 보듯이 현재 시판되는 백신은 저온 보관과 운송이 핵심이다. 반면 마이크로니들 백신은 상온에서도 백신을 공급할 수 있어 50조원에 이르는 백신 시장의 새로운 백신 접종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쿼드메디슨은 국내 첫 사례로 임상과 허가를 준비한다. 해외 기업과 견주더라도 생산, 제형기술 그리고 시설 측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세계 최초로 정교한 마이크로니들을 하루 5000개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만큼 선두 기업이라 자부한다”고 소개했다.

상온에서 백신을 유통할 수 있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최근에는 WHO, 국제백신연구소, 게이츠재단 등이 국내 기업에 부쩍 관심을 보인다. 해외 기관의 주 관심사는 공공백신 마이크로니들, 저소득 국가에 필요한 백신 공급 등이다.

박정환 교수는 “마이크로니들은 정교한 미세 공정이 필요한데 만족할 만한 제조 공정 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한국이다. 3M, 코리움(Corium), 조사노파마(Zosano Pharma) 등을 제외하면 한국이 상당히 앞서 있다”고 소개했다.

▶대중화 왜 더딜까
▷일반인 사용감 아직 생소

마이크로니들은 정기적으로 약물 치료를 해야 하는 치매 치료제, 당뇨병(인슐린), 가축용 백신, 상처 환부 치료제, 신개념 화장품 등 그 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좋은 기술인데 대중화는 왜 더딜까.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안 아프다 해도 미세바늘이 얼굴에 닿았을 때 느낌이 생소해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선호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래서 당장 확산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당장 의료 분야에서 임상이나 인증 등으로 인해 시간이 오래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보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곳도 있다.

배원규 숭실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지난해 먹이의 피부 안쪽으로 독을 전달하는 뒷어금니독사(Rear-fanged Snakes) 어금니를 본따 만든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을 선보였다. 배 교수는 이 패치에 약물을 주입하지 않은 상태로 판매할 계획이다. 여기에 아무 약물이나 넣어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복안.

배 교수는 “마이크로니들은 필연적으로 적용하고자 하는 약물을 니들 몸체와 섞어야 하는 공정이 필요하다. 당연히 모든 응용 분야 약물마다 인증을 진행해야 한다. ‘숭실대배랩’에서 선보이는 약물이 들어 있지 않은 마이크로니들은 임상을 안 받아도 된다. 일종의 ‘빈 주사기’ 형태로 의료기기법상 2등급의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마이크로 주사기로 전통 주사기를 대체하겠다”고 밝혔다.